노을빛 고운창
2008. 6. 9. 14:37
간 밤 무섭게 퍼붓던 빗줄기 멈추고
투명한 햇살이 창가로 왔다
가만가만 살랑대는 바람따라
싱그런 초록향기가 내려 앉는다
화분걸이에 목 길게 뺀 옥잠화
풍성한 잎파리 한뼘 자라있고
잎끝에 메달린 물방울이 애처롭다
밤새 휘둘린 상념의 깊이도
한뼘 만큼 깊어 졌어라
그러나
긴한숨 거두어 가는이 없구나
눈부신 햇살이여 바람이여
가엾은 옥잠화의
초록눈물방울 만은 닦아주지 않으련
말아라
촉촉히 젖은채 유월신록의 환희속에
영롱한 보석으로 빛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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