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작은새의 노래

노을빛 고운창 2008. 8. 4. 12:30

 

 

폭풍이  분다

바람은 미쳐 버렸다

나무도 미쳐가고 있었다

 

휘몰아 치는 바람결에

어디선가

맑고 청아한 이름모를 새소리

마음에 귀기울이고

가만히 들어 보았다

 

깃털 고추 세우고

온 몸으로 토해내는

높은 음자리가 애잔하다

만물을 깨우는듯

작은새의 생명의 절규소리였다

 

미친바람이 더 거세게 분다

더이상 작은새의 노래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목련 잎사귀 밑에서

낮게 더 낮게 제 몸을 웅크리고

반쯤 덮힌 눈망울을 꿈뻑이며

젖은여명이 밝아오기를 기다린다

 

소름돋게 굵은 빗방울이

땅을 후벼파듯 내리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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