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빛 고운창 2011. 8. 19. 17:36

 

 

그랬다

피차 눈에 띄지 않았으면

 

풀잎 스치는 바람소리 내며

잿빛  굵은 비늘로 날을 세우고

기세등등하게 나를 쏘아 보지 않았을 텐데

 

습한 골짜기

한기 서린 안개 속에서

너도 헤메고 나도 헤매다

찰나의 인연으로 마추쳤다

 

분홍색 솔나리, 진보라 물봉선, 주황색 동자꽃, 노란원추리꽃,지천인

 천상의 화원에서

너는 네집을 찿아들었고

우굴거리는 너희들의 소굴임을

때늦게 알았으니

 

떨치고 네발 달음질 쳤다고

정상에 다 올랐다고

 

피부솜털까지 곤두서는 모골송연한 느낌이

가시지 않는것은

내안에 또다른 걱정이  또아리 틀고 앉아 있음이다

 

 여전히 날 쏘아 보고 있음이다

 

(2011년 8월19일 창작 니나)

 

 

 

 

 

 

 

 

 

오정문학 제19집 에 실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