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이월에 온 손님

노을빛 고운창 2012. 2. 9. 14:55

 

나에게

귀한 이가 온단다

 

준비 된건 없고

뒷베란다 귤상자에

겨우내 먹다 남은

귤 두어개 , 배 한개

 

 

제일 이쁜접시 꺼내어

귤껍질 벗기고

둘러 붙은 허연 줄기

일일이 한올한올 떼어

가로반 잘라 꽃 처럼 펼쳐 놓고

 

 얇은 배껍질이  떨어질때 마다

눈부셨던 누이목덜미빛 닮은

  배 속살이 시리다

갸름갸름  그옆에 뉘인다

 

주전자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온 집안에

달착지근한 대추향이 퍼질 즈음

 

초인종 소리 그너머에

겨울을 밀어 내고

내 귀한 봄 손님 그대가 서성인다

 

                                            ( 2월 9일 니나가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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