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겨울달팽이
노을빛 고운창
2015. 1. 6. 14:10
단단한 껍질속
찬바람 소리 닫아 걸고
끝도 없는 어둠
귀먹어리 봉사라도 된건지
눈부셨던 오월의 나무그늘아래
촉촉한 느린걸음
부드러운 하얀살결
꼿꼿이 쳐든 촉수로
살피고 지켜내던 자존심
정작 저는 외로워
제 몸 웅크려 구겨 넣을
빈 집 등위에 메달고
다니다
털털 털어내듯 낙엽 떨어지면
추억도 사랑도 자존심도
빈 제집으로 쓸어 담는다
컴컴한 동굴안
죽음같은 겨울이 지나면
힘차게 다시 촉수를 세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