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삼월에

노을빛 고운창 2016. 4. 21. 14:46




남향집 거실창 밖으로

짧아진 햇빛 타고

졸음섞인 바람이 살캉대길래


빼꼼히 창밖으로 얼굴 내밀다

발코니끝 난간에 앉아 있던

직박구리검은눈동자와 딱 마주쳤다

놀라 고추선 목덜미 안전부절하다

멈추고 가만히 나를 응시한다


이쁘지도 않은 거무퇴퇴한 그몰골이나

빗지도 않은 부시시한 내머리꼴이나

허락없이 내공간에 들어와

감출것 없는 첫만남


준비되지 않은 삼월이라 용서할수 있다

곧 새싺이 돋고 꽃이 피겠지

살콤실콤 내마음도 가져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