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꽃이 피다
친정어머니께서는 나에게 전화 하실때는 늘 조심스러워 하신다
당신이 몹시 외로우셔도 아파 힘드셔도
가장 편한 큰 딸 인데도
종갓집 맏며느리이며
오래전 부터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았기에 ( 지금은 시아버님만)
아무래도 당신이 밀어 내시는 것이 큰딸이 편할꺼라고.
엄마와의 만남은 언제나 내 위주로 내가 시간있을때로 잡는다
내차로 20여분 걸리는 거리인데도
몇번을 물어 보신다
바쁘면 다음에... 그러시는 당신의 배려로
근 한달만에 만난다
" 점심때 시아버님 점심식사 차려 드리고 나오렴 좀 늦으면 어때 난 괜찮다"
몸에 밴 어머니의 양보로 손님들이 빠져 나간 썰렁한 식당에 들어 선다
식당 한켠에 90 바라보는 어머니 60 넘은 딸이 마주 앉아
이야기를 반찬 삼아 한그릇을 비운다
"집에서는 맛이 없다 너랑 먹으면 꿀맛이야"
그 말에 울컥 밥알이 목구멍에서 겉돈다
식당에서 나와 찻집 가는길
못 뵈온 사이 등은 더 바짝 구부셨고 야위신 작은 몸
하루가 다르게 변하시는데
부축해 드리려니 거부 하시곤 손을 잡아 달라고 하신다
내 손안에 쏙 들어 오는 야윈 어머니의 작은손이
왜그리 따스한지.
꼭 잡아 드리니 좋으신지 활짝 웃으신다
이제 큰딸 밀어내지 말아요
외로울땐 말벗 해달라고 ,편찮으실땐 병원가자고 당당히 전화 하시고
당신 큰딸 누구에게도 양보하시지 마세요
금강변 개망초꽃보러 가자시고 수통골 계곡물에 발담그러 가요
담장의 능소화가 활짝 피었네요 망울망울 피어나는 어머니의 미소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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