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오래되고 낡은 사진한장
노을빛 고운창
2019. 11. 14. 16:44
꿈꾸듯이 아련한 기억너머에서 나는 서성인다
채 네살도 안되는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
볼은 통통하고 눈웃음을 치는 아이
곱슬머리 뒤로 묶은 뒤통수가 이쁜아이
색동양말사이 볼록 올라온 발등이 구여운아이
조심성 많은 일곱살 남자아이
누이동생 넘어질라
온 힘이 고조배기에 다 가있는 듯
의젓한 시선 단정한 몸가짐을
가진 아이
자라면서 한번도 싸운적 없는걸
이사진을 보며 짐작한다
남매가 향하는 쪽 담장앞엔 키작은 앵두나무
반대편엔 목단꽃 불도화나무가 있었지
이사진을 찍을무렵 아마 꽃들이 피었으리라
아~아 세월은 벌써 육십년이
지났건만 그무렵의 나는 지금도 그때에 꽃밭에 서성이노라
작년에 다녀 온 위에 사진속의 집 (주춧돌이 그대로다)
* 어머님 구순 대만 5남매 모임때
어머니께서 들고 오신 앨범속에서 나온 내어릴적 사진이다
비록 다 구겨지고 찟겨진 사진이지만 소중한 보물
손자 지원과 비슷한 연령의 나를 보는 것이 신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