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노치원(노인주간보호센타)에 다니시는 아버님

노을빛 고운창 2020. 8. 6. 16:20

시아버님께서 올해 93세 이시다

 따로 사시다가 우리 부부와 함께 사신지 어언 20여 년이다

5년 전 시어머님 돌아가시고 부쩍 외로움을 타시다가

3년 전 시각장애 4급 판정받으시고 집에서 돌보아 드렸었다

앞이 잘 보이시지 않는 관계로 여러 어려움이 따랐다

자꾸 낙상하시고 어지럽다고 호소하시곤 하시고

밤낮이 바뀐 상태로 우울 해하시었다

 

 세종으로 이사 온 후

하루 종일 방안에만 계시는 생활을 더욱 답답해하셨다 

차츰 우리 부부도 아버님의 간병에 힘이 부쳤다

(2년 전에 다른 동네에서 아버님 친구분 소개로 주간보호센터에

하루 다녀오시더니  다시는 안 가신다고 호소하 시어 포기한 적이 있었다)

집안 분위기가 서로 짜증이 늘고 냉담해지어 안 되겠다 싶어 가까운 주간보호 센터에 문을 두드렸다

 

비교적 규모가 크고  시설이 좋은 법인 사회복지센터이다 

주말 빼고 5일 오전 9시 등원하시고 오후 5시 하원 하신다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선생님들도 친절하시다

시각장애이신 아버님을 위해 선생님 한분이 늘 곁을 지켜 주셨다

처음 약 2주는 몸살도 나시어 고생하셨는데 지금은 미리 준비 다 하시고 등원하시는 시간을  기다리신다

표정도 좋아지시고 무엇보다 건강을 되찾으신 것이 좋다 

 

 

생신파티를 하셨다
제일 좋아하시는 노래교실시간에 노래부르시는 아버님

 

30년 전 내 아이들 유치원 다닐 때와 같은 느낌이다

알림장 대신 그날그날 식단과 하루 지내신 일과를 밴드를 통해 사진과 함께 보내준다

건강상태  체크해드리고 한달에 한번 이발과 매주 금요일은 목욕도 하신다  

늘 선생님들과 밴드를 통해 소통도 한다

 우리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가 오면 배웅해 드리고 저녁 하원 땐 모시러 지하주차장으로 간다

아버님께서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날 센터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 주신다

 

어제는 팔찌를 내손에 쥐어 주시며 서윤이 (증손녀)를 꼭 주라고 하신다

눈도 보이시지 않는 분이 더듬거리며 만드셨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찡 하였다

이른 저녁을 드시곤 고단하신지 일찍 잠자리에 드신다 

참으로 평안한 나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