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시리다

노을빛 고운창 2020. 12. 4. 16:38

구름 하나 없는

쨍한 겨울하늘 햇빛조차 시리다

 

 제천 냇물은 그 속을 알 수 없게 짙푸르게 흐르고

둑방의 누런잎 밀고 올라 온 철없는 풀잎들 까지

지금 서 있는 곳에선 온통 시퍼런 색뿐이다

 

가던 길 뒤돌아 보면

그리운 날들뿐이었는데

 

살뽓한 털목도리에

따스함을 은근 기대해 보지만

윙윙대는 바람에 실려 날아가 버린다

 

시퍼런 입술,  시퍼런 볼때기

얼어버린 마음도 꽁꽁 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