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시

이월

노을빛 고운창 2021. 2. 16. 07:05

겨울도 아닌 듯이

봄도 아닌 듯이

춥기도 하고 따스하기도 한

 

바람이 살갗으로 파고들어

마음이  아직  에린데

갈피 잃은 햇살도 나무에 턱 걸렸다 

 

펄럭이는 비닐 따라

앙즈앙증 귀여운 다육이들이

카트에 실려  트럭 타고 이사 간다

바람에 놀라 동그랗게  뜬눈이 이쁘다

 

새집냄새 가득한

낯선 커다란 자동식 농장에

일렬로 줄을 맞추어

두려움 반 설렘 반  콩당거리며

붉은얼굴로 인사한다

 

안녕?

벌써 발밑에 상큼한 봄을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