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가을 선운사에서
    등단시및 문예지 발표시 2012. 11. 4. 19:13

     

    어둠은 몰래 내려

    하나둘 몰려드는 저들의

    발자욱 소리에 잠을 깬다

     

    붉거나 붉지 않거나

    보이지 않다가

    저들의 총알 장전하는 소리에

    화들짝  놀란 단풍잎 

    도솔천 수면위에 나즈막히 누워

    제몸을 감춘다

     

    흔들리면 흔들거리는대로

    고요하면 고요한대로

    꺼지지 않는 붉은 욕망의 찌꺼기는

    거기 그대로 불탄다

     

     긴장되는 기다림

    침이 마르고  간이 오그라드는 초조

    전쟁의 신호탄 안개가 스물거릴 즈음

    건너편 단풍나무 사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수백의 총알들이 일제히 그를 향해 쏘아댄다

    강렬한 총성이 오고 갔다

     심장에 내리 꽂히는 빛내림.

    저들은  죽었다.

    일대는 피바다를 이룬다

    어디선가 맑은 오르골 소리가 났다. 

     

     

     

     

     

     

     

     

     

     

     

     2012년 11월3일 선운사 도솔천에서

                                                                                   남편사진, 시는 니나가 쓰다

     

                                      

     

     

     

    25539

     

    '등단시및 문예지 발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잎새 떨어지다  (0) 2013.11.24
    겨울산 처럼  (0) 2012.12.06
    장미꽃 피다  (0) 2012.05.30
    내안의 독사  (0) 2011.08.19
    개망초꽃  (0) 2011.06.30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