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오는 날
빗방울이 창에 갇혀 있다
일그러진 일상이 뭉개져
빗물처럼 흘러 내린다
저릿저릿 아파오는 어깨통증을
짙은 파스 냄새로 잠재우며
게으른 낮달을 부질없이
기다리다
뒤돌아 먼길을 간다
끊기지 않는 빗줄기
담장아래 겹채송화 비맞아 다소곳하고
마당 한켠 물웅덩이에
동그라미하나 동그라미둘....
동그라미 미소를 마음에 담았었지
그랬었지
선연히 떠오르는 물빛그리움들
휘뿌옇게 흐르는 안개속에서
동그라미 그리다가
환한 미소로 내영혼의
낮달을 기다린다

22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