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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분다
바람은 미쳐 버렸다
나무도 미쳐가고 있었다
휘몰아 치는 바람결에
어디선가
맑고 청아한 이름모를 새소리
마음에 귀기울이고
가만히 들어 보았다
깃털 고추 세우고
온 몸으로 토해내는
높은 음자리가 애잔하다
만물을 깨우는듯
작은새의 생명의 절규소리였다
미친바람이 더 거세게 분다
더이상 작은새의 노래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목련 잎사귀 밑에서
낮게 더 낮게 제 몸을 웅크리고
반쯤 덮힌 눈망울을 꿈뻑이며
젖은여명이 밝아오기를 기다린다
소름돋게 굵은 빗방울이
땅을 후벼파듯 내리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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