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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우는 은사시나무 깊이를 알수 없는 얼어 붙은 호수 저편 그들만의 성역에서 하얀빛 하얀몸짖을 한다 옷벗은 눈부신 나신 나신들 가느다란 손끝 떨림으로 서로의 말초를 자극하다 끌어안고 부딪치고 할퀴며 줄기에 얼어붙은 상채기 피엉으로 남고 시린 바람에 실어 보내는 울음소..
늦가을날 촘촘하던 햇살이 길게 늘어지며 엎질러진 물 스미듯 창너머 베단다너머 스물스물 스며들고 제 몸 길이로 쭉 펴고 자는 늙은암케의 등허리 위에도 남실 거린다 느긋한 촉수로 여릿여릿 퍼져오는 양수의 온화한 감촉을 감지한다 코를 벌릉거리며 생애 마지막 가을볕을 즐긴다 09,..
하얀 꽃길을 걷고 있습니다 밤길에 하얀색이 도드라져 낮보다 더 눈이 부십니다 한참을 걷다보니 꽃길인지 눈길인지 구름인지 어지러이 돌아갑니다 스멀스멀 속이 메스꺼워 하얀 멀미를 합니다 꽃잎이 눈물되어 떨어집니다 멀리 천사의 신기루가 뭉게구름 하얀 꽃들사이에서 봄날처럼 ..
어느새 잎파리 가득 채운 초록창가 무성한 담쟁이 아우성치며 발돋움 할때 초록그림자에 숨어서 지나는 봄 을 본다. 사방이 꽃으로 환희의 절정을 이룰때 찬란했었다. 숨 죽어 도취했었다. 그러나 문득 날 선 종이에 베어지는 순간의 섬뜩함 오오 뒤에오는 가슴저미는 슬픔도 느꼈다. 찰..
12월 의 노래 찬바람 칼바람이 재촉한다 물렁 홍시감 한 입 베물고 차마 삼키지 못한채. 뾰죽뾰죽 은가시 살얼음 아~삭 밟고서서 못이룬 응어리 가슴 한 켠에 담는다 여우목도리 짜릿한 부드러움에 전율을 느끼듯 부드러운 멜로디에 저문 해 을 싣는다 붉으레 붉으레 석양빛 따라 빠알간 ..
가을여자들 깊숙히 내려 앉은 가을빛 따라 늦가을 공원 벤취에 보드랍고 고운햇살이 머문다 먼 산 타는 붉은빛 고와 하늘 가리운 그 빛깔이 황홀해 단풍빛 나는 세여자 달콤달콤 달디단 수다가 깊은 가을속으로 묻어간다 어깨에 내려앉은 빠알간 잎새하나 아니 꽃잎한잎 이라 하고싶다 ..
밤을 타고 내리는비 보이지 않지만 마음으로 알수 있어요 가만히 귀 기우리면 소리로 느껴지지요 울적할 땐 보슬비 평온할 땐 가랑비 너무 기쁠땐 소낙비 지금 내 마음의 밤비는 슬픔 머금은 보슬비 눈물타고 젖어드네요 15036 2008년 문학사랑 시부문 등단발표시
파르르 얇은 꽃잎이 애처러워 붉은빛깔의 고운자태도 화려한 향기 마져도 처절해 무엇이 그토록 두려워 담장에 의지한채 무리 지어 피어 났나 화사한 네 모습이 차라리 처연한 군중속에 외롭고 고독한 짚시여인 닮아 있구나 빗방울 후두둑 떨어지는날 세상풍파 사람풍파 다 겪고 화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