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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 초하루 법당에서
수직으로 타오르는 촟불 그대로
반짝임만 더 눈부시고
어쩌다 낮은 숨바람에 이지러지다가
이내 다시 솓구치는 기운이 싱그럽다
합장한 손 가슴께 올리고
고이 눈길은 아래로 내린다
온 몸 오그려 신경줄을 긴장 시킨 후
지극히 조용히 천천히
낮게 엎드려
차고 투명한 법당 마루에
부끄런 마음 비춘다
내뿜어 지는 하얀입김
108배로 허기진 지성을 드릴때
마음밭은 훈훈해지고 님의
넉넉한 품이 뜨겁다
연화문 창살에
걸쳐 있던 냉냉한 겨울이 달아난다
( 2월 24일 니나가 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