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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허드레 허드레 빨랫줄을 높이 들어올리는 가을하늘 늦비 올까말까 가을걷이 들판을 도르래 도르래 소리로 날아오른 기러기떼 허드레 빨랫줄에 빨래를 걷어가는 분주한 저물녘 먼 어머니 서 정춘시인님의 시 * 빨랫줄을 높이 들어올리기 위해 시행마저 장대를 닮고 말았다. 그런데, 이파리와 ..
마음 밖으로 걸어가라 깨달음이란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물의 참된 본성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세상을 원망하기 전에 나 자신의 본성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세상이 잘못된 게 아니라 내가 바라보는 마음이 잘못되었구나 하고 깨닫게 되지요.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려나가..
쉬고 또 쉬어라' - 청화스님 - 벽암록(碧巖錄)에 휴거헐거(休去歇去)라는 말이 있습니다. 쉬고 또 쉬어라, 상대 유한적(相對有限的)인 분별시비를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은 누구와 아무런 얘기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말 한마디에나 어느 순간에도 부처님의 가르침인 진여법성(眞如法性) 자..
소유로부터의 자유 / 법정스님 사랑은 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풋풋해지고 더 자비스러워지고 상대방이 좋아할 게 무엇인가 생각하는 것이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소유하려고 하기 때문에 고통이 따른다. 누구나 자기 집에 도자기 한 두점 놓아두고 싶고 좋은 그림 걸어두..
그 여자는 시간을 건너뛴다 김 윤배 식품을 고를 때마다 유효기간을 살피는 여자를 알고 있다 유효기간에서 하루를 지나도 폐기처분하는 여자는 무엇이나 유효기간이 있다고 믿는다 나는 그 여자의 젊은 날의 유효기간을 그칼 같은 시간의 종단을 의문하고 그 여자는 나이 스물둘이 젊음의 유효기간..
오월 피천득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요 어린 딸기의 달이다 내나이를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속에 있다 연한녹색은 나날이 번져 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것이다 머문듯 가는것이 세월 인것을 유월이 되..
산에서 살아 보면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겨울철이면 나무들이 많이 꺽이고 만다. 모진 비바람에도 끄덕 않던 아름드리 나무들이 꿋꿋하게 고집스럽기만 하던 그 소나무들이 눈이 내려 덮이면 꺽이게 된다. 깊은 밤 이 골짜기 저 골짜기에서 나무들이 꺽이는 메아리가 울려올 때 우리들은 잠을 이룰 수..
화(신경질) 예방 10 계명 1..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린다. 화가 났을 때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 사람이 나에게 최소한 이렇게 했어야만 해’ 같은 비합리적인 생각을 하고 있진 않은지 점검한다. 세상에 ‘있을 수 없는 일’이란 없고 ‘..해야만 하는 사람’도 없다. ‘내가 삼촌 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