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숲에서 길을 잃다습작시 2012. 7. 22. 16:17
장마가 끝나고
물기을 머금은 풀섶은
독기들 품었다
웃자란 잡풀을 헤치며
한발자욱 내딛을때 마다
가시돋힌 풀향기와
땀범벅이된 거친 숨소리가
길을 잃고 허우적 댄다
새싹이 돋아날무렵
분명 길은 있었는데
침입자에 대한 처절한 방어인가
독 오른 풀들이 꿈들대며 없애버린
그들만의 영역에서.
저 끝에 보이는
아름드리 백양목 그늘을 찿아 가는길
걷어 올린 장딴지에
붉은 꽃물이 들었다.
25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