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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나다에서의 첫발은
쏟아지는 은빛햇살을 이고 있는
오렌지 가로수길.
내딛는 발자욱마다
먼 먼날 거기 그거리가 살아 숨쉰다
짙푸른 사이프러스 나무 사이사이
오래된 붉은성벽,
헤네날리페 정원
만발한 오월의 장미꽃잎 위에
사뿐사뿐 나비처럼
꿈꾸듯이
색실로 엮어 수를 놓은듯
한올한올 풀어 내어
내마음까지 꽁꽁 묶어 버린
나르스 궁전 자매의방 앞에서
날선 칼날을 품은 서늘함이
잠시 그칼이 뭉뚱그려 지려나 스치는 안온한 바람
하늘은 파란데
흐르는 물소리 청량한데
무어족의 슬픈역사 얇사한 꽃잎위에 흐른다
안타까워라
멀리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잔설처럼
내 그리움이 하나씩 지워지는것이
* 알함브라궁은 스페인 남부 그라나다에 있는 8세기에 무어족이 세운 궁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