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도 멈춘
깊고 파란 하늘 아래
쏟아지는 찬 햇살이
얼어붙은 듯 얼음 화살촉 되어
온천지를 찌른다
아직도 푸른 둑방 언덕 잡풀 에도
소나무 뾰족한 잎새에도
잎이 동그스럼하고 도톰한 사철나무에도
마른 수초 사이 가늘게 흐르는 물 위에도
타박타박 걷는 산책로에도
높은 아파트 층층마다 칸칸마다 커다란 유리창에도
시릴 텐데 깨질 것 같이 아플 텐데
매끈매끈 눈부시게 반짝거린다
반짝거림에 눈이 부셔
가늘게 뜬눈으로
나도 얼음 화살촉을 맞고 있다
반짝이고 싶어서.
'습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엽 떨어진다 (6) 2022.11.15 가을 하늘아래 (6) 2022.10.03 비맞은 아벨리아 꽃 (0) 2022.08.10 마음으로 부르는 엄마 (0) 2022.06.13 걷는다는 것은 (0) 2022.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