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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년의 기억
    이야기 2009. 6. 17. 18:17

     

     

    얼마전  주말이였다.

     옆지기와 새로 생긴 고속도로를 타고 청양을 가는데

    아니 고향마을 바로 옆으로 통과 하지 않는가!

    문득 친정어머니 생각이 났다

    어머니와 꼭 와 봐야지.....

    바쁘다는 핑게로 가까히 사는데도 불구하고 좀 뜸했었다.

     

    한주가 가고 화창한 월요일 아침

    늘  바빠서 시간이 없는 세째 여동생과  어머니와 함께

    오랜만에 고향길에 올랐다

    친정식구들만 만나면 한 오타브 목소리가 높아진다

    시원스럽게 달리는 차안에서 사랑의 수다는 무르익어 가고 .....

     

    어느새 톨게이트다

    마을 입구 방아간이 옛모습 그대로 반긴다.

    방앗간옆 다리는 새로 놓으려는지 철다리로 얼기설기 놓고 공사중이였다.

    아름드리 팽나무(이맘때 나뭇잎이 풍성하였는데...)가 있던

    자리는 도로가 나서 옛그림자의 한조각이 지워졌다

    차부(정거장) 약국, 장터의 흔적들은 그대로 있엇다.  사용은 하지않고

    그대로 방치해둔 모습이 좀 흉물스러웠다.

     그러나 나같이 기억은 더듬는 객지 사람으로써는 여간 반가운게 아니 였다

     

    뚝방길 따라 아랬뜸 큰집에 들러 보았다

     이집은 나와 오빠가 태어난 집이다

    어머니는 이집에 대한 기억이 많을것이다

    처음 신혼살림을 차리셨고 얼마후 큰아버지께서 이곳으로 발령받고

    이집을 내주셔야 했으니까....

    옛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엇다

    동생과 나는 호기심으로 사람이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살금살금 들어 갔다

    어머니는 잠자코 대문밖에서만 계셨다  차마 들어 오지 못하시고.....

    창많이 달린 유리창에

    청년의 아버지와 고운새색시 어머니 모습이 영롱하게 어린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아마 팔순의 어머닌 마음으로 울고 계셨을게다

     

    뚝방길 따라 윗뜸에 들어 섰다

    고향이라고 매번 언저리만 돌다가 그냥 돌아서야 했었다

     집 근처에 친척 한분이 살고 계시는데 무척 반가워 하셨다

    어머니와 두분은 외사촌올케와 시누이 사이시다

    그간 못나눈 많은 이야기를 하셨다

     

    그동안 동생과 나는 열쇠를 들고 바깥마당을 지나  대문을 들어섰다.

    설레임 또 두근거림이 발작을 한다

    한발자욱씩 내딛을때 마다 한발자욱씩 어렸을적 기억이 떠올랐다

    어머니에게 야단맞고 혼자 서러워 울던 튓마루 댓돌 아래며

    오빠와 공작숙제하다가 실수로 손바닥에 못박던 아픈기억의 감나무아래며

    골단추꽃 따먹으며 동생들과 소꿉장난하던 뒷마당 복숭아 나무 아래며

    서양집 길게 늘어지던 햇살을 방안 가득 담던 안방 포근한 어머니의 품안같았던 그방이며

    홍역땜에 심한 열병으로 헉헉대며 바라보던 죽을것 같던 기억의 안방 천장이며......

     

    다그대로 있었다

    다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고 옹색할뿐이다

    어떻게 요방에서 다 잤을까?

    그때는 다른 친구 누구네집  보다 훨씬 넓게 보였는데 말이다

     

    푹푹 빠지는 마당 흙가장자리엔 분명 내 발자욱이 숨어 있을것이다

    동생들의 웃음소리,  부엌에서는 맛있는 반찬냄새가, 어머니의 땀방울이..

    웃방 않은뱅이 책상에 앉아 책벌레 오빠의 조용히 책넘기는 소리,

    늦은밤 쪽대문 밀치고 들어서시며 내시는 아버지의 헛기침 소리 등

    내 유년의 모든 것들이 이집 구석구석에 배어 있다.

    그러기에 40여년전의 기억들이 비록 빗바랜 흔적이지만

    지금도 그때처럼 아주 아름답게 되살아 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식구가 살았다.내가초등학교 사학년까지

    (조기 쪽대문이 보인다)

     

    바깥마당 초가가 사랑채다 원래는 은행나무 오른쪽으로 행랑채가 죽 있었다

     

    안채 고모할머님댁이다 문화재보수한지 얼마안돼 어수선하다 

     

     추억의집 원래는 연회징이였다(고모할머님댁이 이지방 유지셨다)

     일제시대 할아버지께서 대전등지의 기생을 불러다 여흥을 즐기시던 이층

    명창 박동진선생의 자서전에 써있는 중요한 역할을 했던 바로 그집

     

    안채 튓마루 다

     

    원래는 이층집과 분리된 담이 있엇다

     

    어머니의 모습  우리살던 그 안방.(높은 퇫마루 을 올라서 여닫이문 열면 복도같은방

    (지금도 그방의 용도를 모르겠다)그리고 미닫이문 열면 비로소 방이 나온다)

     

     

    할머님댁 건넌방 방학때 놀러오면(중고등학교때)

     잠자고 놀곤 했던방 (유리창 안쪽에 좁은 누다락이 있고

    그안쪽에 방이 있다.볕이 잘들고 따뜻했던 기억)

     

     

     

     

    바깥사랑채다 옛날에는 마루가 반짝반짝 했는데.... 

     

     

    내추억의 뒷담

     

    이층집에서 바로보이는 안채 건넌방 

     

     

     

    *이집에 살게된 연유는 친정아버지께서 이지역학교에 발령 받으시고(선생님)

    내 고모할머니께서 이지역에 살고 계신데 살집을 할머니께서 마련해 주신거다

    당시 할아버지도 안계시고 노할머니(고모할머니시어머니) 와  사셨었다

    그당시 이일대 땅이 전부 할머니 소유라니 대단한 여장부 셨다 한다

    지금은 막내 아주머니(할머니께서 딸만셋두심)이 근처에 살고 계시다

    난 할머니 계실적에 가끔씩 놀러 오곤했는데.....................

     

    *할머니 돌아 가시고 빈집이라 그런지 몇해전부터 집이 자꾸 무너져 내려서

    국가에서 문화재지정하고 보수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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