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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꽃 뒷 산 양지녘 진홍빛 꽃무리 붉은 산 마다 구름처럼 핀 그리움 창백한 살결 꽃분홍 볼 언저리 한아름 진달래 따먹고 울컥울컥 선혈이 꽃이 되던날 난 피빛 울음을 삼켰네 시리도록 아름다웠던 그애 사월의 꽃길로 갔네 뭉텅 꽃 한봉우리 입에 넣고 옛맛을 음미 하니 비릿한 꽃향기 그향기로 ..
등 따뜻한 하오 햇빛이 유혹한다 시린바람이 얼굴에 아릿하게 닿는다 아직은 갑천변 강바람이 맵다 매운만큼 물빛은 얻어 터진 볼따귀 모양 시퍼렇다 물결따라 음률실어 건들건들 흔들 흔들 걷는다 누런 잔듸에 숨어 놀라 눈뜬 냉이가 수줍게 반기고 청둥오리 한떼가 따라 흐른다 화려한 숫컷에 반해..
"요 꽃대좀 봐요" "아닌데? 꽃이 아니라 새싹이야" 며칠뒤 어느날 비껴 들어오는 강한 직광에 수줍어 여린 꽃잎이 떤다 힘껏 기지개 켜고 화려한 몸짖으로 겨울빛에게 구애를 청한다 창너머 혹한의 추위가 무색하다 동토의 창밖풍경은 다 죽었는데 언 땅 밑에 생명이 꿈틀댄다 해도 지금 눈으로 보이는..
새벽어둠을 눈 이 밝혀 놓았습니다 하이얀 은세상이 곱기만 합니다 어두운 허물 벗고 닦고또 닦고 싶은 심정으로 새벽창가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밝음과 어둠속에서 더 극렬한 대비 흑과 백, 선과악,시작과 끝남.사랑과 미움들 겹쳐 떠오르는 생각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비울랍니다 아무것도 없이 ..
초겨울 찬 새벽녁 그리는 님의 모습 무지개 깃털 달고 살포시 날아와 유리 같이 맑은마음 한 가운데 내려 앉네 한줄기 서늘한 바람으로 그의 혼이 실려와 한 생각으로 잠 못 이루다 어느듯 창문에 빠알간 홍시감이 걸렸네
창문을 열어 보아요 희뿌연 늦가을 가라앉은 하늘이 보여요 어디선가 고고하고 우아한 짙은 국화꽃 향내음 또 헤이즐럿향 같은 마른 가을냄새가 마음을 깊은 심상으로 가라앉히네요 거기 서서 가만히 음미해보아요 사각사각 낙엽의 유희가 들리지요 소근소근 조잘조잘 까르르 웃는소리 까지도 애들..
늦가을 찬 바람에 뜰 앞 노오란 은행잎 수북히 쌓여가고 뒤뜰 넓다란 목련 잎파리 다 떨어질때 내 몸에 움 틔우고 여린 새싹으로 와서 울창한 숲으로 자라 엔돌핀도 주고 곱게 물들어 고운단풍으로 감동도 주더니 훌훌 떨어져 어디로 가느냐 으스스 감기 앓는 나목의 계절 벗겨져 추위에 떠는 어미의 ..
은행나무 잎새 하늘을 가리어 사이로 삐집고 들어오는 가을햇살 그햇살의 포근함 부드러움 다정함 감미로움 달콤함에 반해 오래토록 바라보다 눈이 멀어 캄캄해 진다 해도 괜찮아 어둠속에 황홀한 가을 낙원이 그대로 보일테니까 마치 레이저 총 쏘듯 그 빛에 사살 당해도 좋아 죽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