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댤개비꽃 늦여름 더위에 지친 쇠한 그늘아래 초록풀잎 사이사이 선연한 쪽빛 노란부리 꽃물결 찬겨울 새파란 별빛 흩뿌려 놓은듯 깜박이는 팔월의 트리를 보는듯 스치듯 먼 겨울이야기가 꽃무리에 맺힐때 가고 오지 못한 시절 여린꽃잎 암울한 잉크빛에 스민다 어긋나 버린 여름날의 겨울 달개비꽃..
연잎과 아버지 굵은 정맥 선연히 드러내 놓고 검푸르게 데일세라 불타는 태양을 장삼자락 으로 가리우고 질척이는 뻘밭 딛고 서서 바람따라 흔들리는 그녀를 지켜냈다 면사포실루엣 사이로 피어난 홍안을 희열로 바라보다 맺힌 새벽이슬 한방울처럼 가시었다 드넓게 푸르던 지난날 텅빈가슴 잉걸불..
초여름 숲속에 들면 바람이 잎새 간지르고 잎새따라 햇살이 춤춘다 들린다 가만히 귀기우리면 풀잎들이 내쉬는 숨소리가 들린다 더 낮은곳 깊은곳에서 조금 더 강한 생명의 몸짖소리가 풀섶뒤 아직은 순한 어린 살아있는것들 제멋대로 활보하며 유월의 습기를 머금고 제몸을 키워간다 어둡고 음습한..
오월의 덕유평전 아랫동네에서 봄을 이고 왔는데 계절을 잃고 초록이 멈춘자리 붉은피 군데군데 토해놓고 드센바람조차 앓아 누웠다 둥그스름한 뒷태가 아름다우면 무엇하리 해산한여자 몽우리진 젖몸살 앓듯 아린 고통을 품은 널브러진 몸뚱이 인것을 켜켜히 둘러싼 안개능선 너머로 게으른 겨울..
미나리를 씻으며 씽크대 가득 차거운 물에 가늘고 긴 허리 초록춤사위가 싱그럽다 상큼한 봄향기가 물든다 젖은 손끝으로 등돌려 기억 저편 화창한 햇살 가득한 마당에서 거머리 골라내고 질긴대가리 떼어내고 봄내음 온 몸에 젖시며 봄을 다듬고 생각을 다듬고 지금의 나보다 젊었던 어머니 어머니 ..
외 갓 집 도청뒤 선화동길에서 목동길로 휘돌아 나오는 삼각지점 그언저리에서 일곱살 동심이 뛰논다 외할머니 손잡고 먼 길 따라간 목척시장에서 젖은머리 비누냄새 폴폴 풍기며 이모와 함께였던 관사옆 목욕탕에서 등.......... 포근한 기억들이 발밑으로 모였다가 속삭이며 따라 걷는다 삼월의 훈풍..
달개비꽃 산길을 가다가 늦여름 더위에 지친 칡덩쿨 아래 그늘 펼쳐 놓은 그곳에 초록 풀잎과 잘 어우러진 선연한 쫓빛 꽃물결을 만났다 찬겨울 새파란 별빛 흩뿌려 놓은듯 깜박이는 팔월의 트리를 본다 가슴이 시린물빛에 젖어 들다 저 혼자 피어 잉크빛 꽃잎이 멍이 들어도 처연하게 꿋꿋하다 기까..
옥 잠 화 낮 밤이 바뀌었나요 바람이 멈추어 버렸나요 적막속에 균열되어 터지는 살결 찢기우는 소리 들리네요 아파해야할 피흘려야할 그것 잊었나요 한가닥 모정으로 여기까지 참고 기다려 온건 아니었나요 허탈함에 숨 죽여 우시나요 방울방울 떨어지는 하얀향기 푸른잎파리에 담아 간직 할래요 ..